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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문제부터 사회변혁까지, 리빙랩③]세계의 리빙랩 '사회 변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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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창립20주년 특별기획

화두지만 실체가 모호한 4차 산업혁명. 5G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3D프린터와 스마트시티 등이 집중 조명 받고 있지만 바탕은 공동체로 볼 수 있다. 공동체 자체가 실험 공간이자 대상인 리빙랩(LivingLab)은 수요자 중심의 소소한 문제부터 4차 산업기술과 접목을 통한 사회변혁, 더 나아가 수익 창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 도시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전CBS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세계가 주목하는 리빙랩의 다양한 측면과 기대효과, 국내외 현황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1. 공동체를 디자인하다...리빙랩과 자발적 참여
2. ‘건너유 프로젝트’부터 ‘빅데이터 판매’까지
3. 세계의 리빙랩들 ‘사회 변혁’을 꿈꾸다
4. 리빙랩 기반 스마트시티와 도시 재생
5. 지속 가능성과 공공의 역할

리빙랩(LivingLab)이 사회 문제 해결이나 스마트시티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페인은 사업화를 통한 일자리와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높다.

국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민생활 편의를 위한 수단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비즈니스 모델로써 리빙랩을 바라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수요자 혹은 당사자인 시민·공동체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정부나 기업, 대학 등이 예산을 지원 혹은 투자하고 메이커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상품성을 높여 사업화하는 방식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makerversity는 60년대 군사 훈련용으로 지어진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있다. 이 곳에는 27개의 리빙랩이 입주해 각종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신석우 기자)

 


◇유통 혁신...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지난 6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메이커버서티(makerversity)’에서 만난 Tom van Arman ‘IoT 리빙랩’ 공동대표는 ‘유통 혁신’ 수단으로서 리빙랩을 강조한다.

“제품이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직접 실험하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줄이면 기업이나 정부는 물론 시민들도 이득”이라는 것.

또 다른 공동 대표인 폴 맨워링 역시 “상업화 과정에서 단계를 줄이는데 리빙랩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 입주한 27개 리빙랩들은 운하도시의 특징에 따라 드론이나 무인 보트를 통해 쓰레기를 배출하는 방법과 물 수량을 측정하는 로봇 제작은 물론 카메라 보안과 축구 경기장을 배터리로 활용하는 솔라 패널 제작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시 전체를 리빙랩으로 지정한 암스테르담에는 이 밖에도 100여 개의 민간주도형 리빙랩 조직이 운영 중인데, 각 가정에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전달해 절약을 유도하는 등 에너지와 모빌리티, 순환경제와 기반시설 & 기술, 거버넌스 & 교육, 시민 & 생활 등 6개 부문의 활동이 활발하다.

makerversity 내부 모습. 넓은 사무실을 각 리빙랩이 공유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신석우 기자)

 


◇리빙랩, 사회 문제를 고민하다

기업이 개발 중인 기술을 도시에 직접 실험하는 ‘유통 혁신’ 개념의 리빙랩은 핀란드 헬싱키의 항구도시 칼라사타마에서도 볼 수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공유 경제, 무인버스 등 에너지와 환경 등 당면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활동이 활발하다.

벨기에의 리카랩(LicaLab)은 고령화 사회 건강 문제 해결에 방점을 둔 헬스케어 리빙랩이다. 리카랩은 ‘씹어 삼키기’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나 치매 환자를 위해 음식물을 쉐이크 형태로 만드는 ‘탑쉐이크(TopShake)’가 유명하다.

덴마크의 DOLL(Danish Outdoor Lighting lab & Silent city)은 유럽 최대의 조명 실증단지인데, 스스로 밝기를 조절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실증과 제품구매, 표준화까지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역할을 준비 중이다.
사진=리카랩 홈페이지 갈무리

 


성남의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자동 기립형 비데’는 고령층의 화장실 낙상 예방을 위한 고민 끝에 탄생했고, 서울 북촌 IoT 리빙랩은 소음과 주차 문제, 쓰레기와 화재 등 관광지로서 감수해야 할 어려움 극복에 주목했으며 대전의 오정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리빙랩은 상인과 소비자 모두 골머리를 앓던 악취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여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성남 체험관의 경우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대전 도심 주요시설 복합 악취 문제와 광주 미세석면 잔재물, 울산 노후 지하매설배관 안전사고 위험, 고령자 고독사 급증, 해양 거대조류 대량 발생 문제 해결 등 과학 기술 접목을 통한 리빙랩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컨소시엄 방식으로 정부는 연20억 원을 투입해 2~3년간 기술개발 및 개량과 리빙랩을 통한 지역단위 실증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리빙랩네트워크 본부의 Wim de Kinderen 부회장 (사진=신석우 기자)

 

◇ “리빙랩,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수단”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Wim de Kinderen 유럽리빙랩네트워크 (ENoLL; European Network of LivingLabs) 부회장은 “리빙랩을 통해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리빙랩을 말할 때 오늘의 기술이면서 내일의 기술이라는 표현을 한다”며 “4차 산업 기술과 접목될 경우 시너지효과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이를 뒷받침할 시민의 참여와 정부 등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이씨레물리노(Issy-les-Moulineaux)시(市)의 Éric Legale 홍보 디렉터는 “(유통 단계를 줄이는 비즈니스 측면도 있겠지만) 지역 발전과 사회적 가치 추구에도 상당한 역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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